삼성전자 초기업노조의 파업 위협이 한창일 때,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후발 주자로서 ‘경쟁사 대비 헐값에 주겠다’며 구걸하듯 영업하고 다녔다. 그게 불과 6개월 전 일”이라고 했다. 반년 뒤 대호황을 예측조차 못한 채 빅테크들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을 만큼 반도체 사이클이 예측 불허라는 얘기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의 역대급 반도체 호황도 6개월 뒤 어떤 이유로 신기루처럼 사라질지 모르는 공포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AI 붐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메모리 반도체의 민낯이기도 하다. 빅테크 수요에 종속된 채 호황기에는 잠시 칼자루를 쥐었다가 사이클이 꺾이면 가격 결정권을 내줘야 하는 K-반도체의 숙명이다.
[경제포커스] 구걸하다 대박… 그래서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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