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북중러 '새 지도 그리기'에 한국 배제 가능성
남북 단절 길어질수록 선택지 줄어…'구경꾼 대가'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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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중국은 광활한 국토, 거대한 인구, 풍부한 자원 등 강대국의 기본 요건을 대부분 갖추고 있지만 중요한데도 갖지 못한 것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동북지역(지린성·헤이룽장성)에서 동해로 나아가는 통로이다.
정확히 말하면 갖고 있다가 잃었다. 지금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은 청나라 영토였다. 제2차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1860년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열강들과 불평등조약인 베이징조약을 맺었다. 어쩔 수 없이 러시아에 연해주지역을 넘겨주면서 동해 진출로를 상실했다.
그 후 중국은 동북지역 식량과 지하자원을 남방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랴오닝성 다롄항까지 육로로 옮긴 뒤 해상으로 운송해야 했다. 막대한 물류비 부담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적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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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동북지역은 신성장 산업 육성이 지체되고 인구마저 감소하면서 장기 침체에 빠졌다. 중국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균형 발전을 위한 '동북 진흥전략'을 펴왔고,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권을 확보해 바닷길을 여는 데도 공을 들여왔다.
동해 진출은 중국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중국이 동북아시아 경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해상 통로를 확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2030년대 본격 개막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극항로 시대의 전략적 거점을 마련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함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문제에 관한 북중러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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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러 국경에서 자동차다리 양측 구간을 연결하는 작업이 지난 21일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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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두만강 개발을 통해 동해를 거쳐 태평양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려는 구체적 실행에 나선 것이다. 두만강 하류와 동해를 연결하는 구간은 북러 접경지역이어서 중국에게는 두 국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두만강의 북러 국경 구간에서는 옛 소련 시절 건설된 철교 때문에 화물선 통과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동해 진출이라는 숙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 교량의 높이를 올려야 하고 대대적인 준설 작업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동해 진출 기반을 확보할 경우, 북극항로를 겨냥한 새로운 전략함대 운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 해군은 보하이만과 서해(황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와 동중국해를 담당하는 동해함대, 남중국해를 맡은 남해함대 등 3대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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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과 북한이 5일 발표했다.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으로, 김정은 집권 이후 두 번째 방북이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202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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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동해 진출 문제가 북중 정상의 대화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러 밀착 국면 속에서 북중 우호관계를 재확인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전략적 현안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7년 만에 방북하는 시 주석을 역대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춰 대접해 양국 동맹관계의 건실함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의 동해 진출 협력 요청이 있을 경우, 긍정적으로 답할 공산이 크다.
중국이 북러의 협력 아래 동해 진출의 숙원을 풀게 된다면, 한국은 사실상 논의의 장에서 배제된 셈이 된다. 한때 남북 철도 연결과 나진·선봉 개발, 두만강 경협구상에 참여했던 한국이 북중러의 행보를 바라보기만 한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경제협력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북아 물류망과 북극항로 운영, 나아가 안보 지형까지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사업이다. 남북관계 단절이 길어질 수록 한국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변국들이 새 지도를 그리고 있는데 한국만 구경꾼으로 남는다면 미래에 치러야할 대가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hs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6월07일 07시0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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