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성장성과 건강성 물을 흐려온 주가 1000원 미만 이른바 '동전주'들이 퇴출 절벽까지 몰렸다. 다음 수순은 폭포로 떨어지거나, 주가를 끌어올리고 존재감을 회복해 무지개로 되살아나는지 두 가지뿐이다. 정부가 강화된 상장 유지 요건을 시행한 지 30거래일째가 되는 12일, 예고대로 한국거래소는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36곳을 무더기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바로 퇴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들 관리종목은 90거래일 동안 자기 존재가치를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 90거래일 동안 요행히 관리종목 지정기준을 넘어서더라도 다시 내년 1월 1일부터는 한층 높아진 상장유지 조건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퇴출 가능성은 커진다. 이들은 사실상, 한국 증시의 자양분만 누릴 뿐 전체 상장기업 건강성을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뽑아내는 것만이 시장에 약이 된다. 한국 증시는 최근 급격한 성장 뒤 깊은 조정 국면에 갇혀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변동성을 기록하며 불안한 흐름을 타고 있는 지금도, 시장의 진정한 건강성과 회복탄력성은 부실 상장사가 얼마나 존속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할 수 있다. 실적 개선이나 기술력 향상 없이 자리를 보전하는 한계기업들은 전체 시장의 자금 순환을 막고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원인이 됐다. 정상적인 기업들이 실적과 성장성에 기반해 제 가치를 평가받으려면, 지수를 왜곡하고 평균치를 좀먹는 기업들이 시장 평가대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퇴출 위기에 몰린 일부 기업들은 일시적인 주가 부양이나 주식병합, 자산 재평가 같은 꼼수를 동원해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가 나오자 단기 수급을 동원해 잠시 1000원선을 턱걸이하거나 자산을 불려 시가총액 기준을 맞춘 사례가 잇따랐다. 이러한 잔재주는 임시방편일 뿐 오래갈 수 없다. 내년 1월부터는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한층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펀더멘털의 체질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퇴출의 칼날을 영원히 피할 수는 없다. 이번 관리종목 지정은 단순한 부실기업 정리를 넘어 한국 증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분기점이 돼야 한다. 무늬만 상장사인 기업들을 엄정히 퇴출하는 엄격한 규율이 자리 잡아야 비로소 건전한 투자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 아무리 상장 기업일지라도 내재 성장성과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반드시 무대에서 떨궈진...
[사설] '동전주' 퇴출이 증시 정상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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