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했다. 선거일 180일 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하는 게 원칙인데도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다가 선거를 불과 47일 앞두고 가까스로 합의했다. 하지만 법정기한을 4개월 이상 넘기며 만든 선거 개편안치고는 실망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여야는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처음으로 광역(시·도)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10%에서 14%로 늘리기로 했다. 광주광역시 국회의원 지역구 네 곳에는 광역의회 선거 최초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광역의원은 2022년 기준 872명(비례 93명)에서 903명(비례 120명)으로 늘어난다.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데 의원 정수는 늘어나는 것이다. 시대적 흐름과 민심에 역행하는 결정이다.
전북 장수군, 경남 의령군 등 인구 미달로 선거구 조정 대상이던 시·도의원 선거구 아홉 곳의 의원 정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도 논란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도의원 장수군 선거구에 대해 ‘인구 비례 원칙에 따른 투표 가치의 평등’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들 선거구를 모두 존치하기로 했다. 서일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광역의원마저 없어지면 오히려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만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지역 대표성을 고려했다는 게 양당의 논리다.
인구 증감에 따라 선거구와 의원 정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작년 헌재가 헌법불합치 판단의 근거로 든 ‘투표 가치의 평등’은 한마디로 인구가 적은 지역에 일률적으로 동일 의석을 보장하는 건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헌법 가치는 정치적 상황과 이해득실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여야 모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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