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루 만에 다시 막힌 호르무즈…시나리오별 대책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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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9 17:28 수정2026.04.09 17:28 지면A35

2주간의 휴전 전격 합의 직후 재개된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맹폭이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이란이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다. 해협을 빠져나오기 직전에 페르시아만 안쪽으로 급히 되돌아가는 유조선이 다수 목격됐다. 시시각각 달라져 현황 파악이 쉽지 않지만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을 하루 10척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전 화물 신고를 의무화해 통과 여부를 개별 판단하는 조치도 병행했다.

데드라인을 불과 88분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가 하루 만에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해협 재봉쇄는 미국이 제시한 폭격 유예 조건인 ‘호르무즈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해협 안쪽에 묶여 있는 한국 선박 26척의 무사귀환도 다시 안갯속이다.

양측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내일부터 종전협상을 시작하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재봉쇄의 단초가 된 레바논 문제에서부터 서로 딴말을 하는 등 의견 차가 너무 크다. 이란은 “모든 전선의 전쟁 중단을 미국이 받아들였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은 합의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분명하게 부인했다.

얘기가 잘돼 호르무즈 재봉쇄가 바로 풀려도 종전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이란의 종전 조건인 우라늄 농축 권리, 호르무즈 통제권, 제재 해제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우라늄 농축권만 해도 ‘핵 보유 저지’를 목적으로 군사작전에 나선 미국으로선 양보가 힘든 레드라인이다. ‘중동지역 평화안 마련’이라는 근본적 해법은 차치하고 눈앞의 이해관계 조정도 만만찮다. UAE만 해도 걸프지역 국가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이란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말처럼 한마디로 “휴전했다지만 언제 정리될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괴된 인프라 탓에 최소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에너지시장에 충격파가 미치는 것도 불가피하다. 종전협상이 결렬돼 전쟁이 재개되면 한국이 받는 타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막 시작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대화로 글로벌 군사지정학이 요동칠 가능성도 크다. 수출 한국을 지탱하는 제도적 인프라인 ‘항행의 자유’를 지켜내고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장단기 대책 마련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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