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 노조도 “순이익 30% 달라”… 미래는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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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의 모습. 뉴스1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을 앞두고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안을 확정했다. 현대차의 작년 순이익이 10조3600억 원이니, 노조 요구대로라면 3조 원이 넘는 돈을 직원들이 나눠 갖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이와 함께 인공지능(AI)과 로봇 투입 후 근로시간이 줄더라도 고정급이 보장되는 ‘완전월급제’를 주장하고 있다. 작년에 선출된 강성 지도부가 첫해부터 무리한 요구로 포문을 연 것이다.

현대차는 작년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등의 여파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작년 현대차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약 3%로 미국 테슬라나 중국 BYD 등의 절반 수준인데, 이를 더 높여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노조 요구를 들어주면 미래를 위한 실탄 축적의 기회를 잃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 노조들의 합리적 수준을 벗어난 요구는 최근 고삐가 완전히 풀린 모양새다. SK하이닉스 노조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주장을 결국 관철하자,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분배를 명문화하자고 한술 더 뜨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순이익 일부를 성과급으로 확보한다면 기아 등 다른 계열사 노조들도 같은 방식의 요구를 할 게 불보듯 뻔하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로서도 이런 요구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직원 성과급 규모가 너무 커지면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배당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투자 매력이 떨어진 회사에서는 주주들이 이탈하고, 이는 다시 회사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과도한 요구안을 던진 뒤 파업으로 협박해 자기 몫을 챙기는 기득권 노조의 투쟁 방식은 더 이상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극소수 노조의 이기적 행태는 다른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마저 주고 있다. 노조도 성과 독점의 욕심을 버리고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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