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가 LG 트윈스의 우승과 함께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시즌 내내 뜨거웠던 팬들의 열기는 야구장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규시즌까지 1200만 명이 넘는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며 역대 모든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장 안팎에서 1조1121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냈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한 LG뿐 아니라 10개 구단과 팬 모두가 승자가 된 시즌이었던 셈이다.
◇총관중 1200만 돌파 ‘역대 최고 흥행’
올 시즌 마지막에 웃은 구단은 LG였다. 한국시리즈에서 한화 이글스를 4승1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LG는 1990년과 1994년, 2023년에 이어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20년대 들어 리그 정상에 두 번 오른 팀은 LG가 유일하다. 염경엽 LG 감독은 3년 계약 기간에 두 번이나 팀에 우승을 안겨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화는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006년 이후 무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보살 팬’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올해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를 새 홈경기장으로 쓰며 구단 최초로 시즌 홈경기 관중 100만 명을 넘기는 인기를 누렸다.
대표 인기 구단들의 선전으로 올해 KBO리그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 이정표의 대부분을 새로 세웠다. 한국시리즈 최종전까지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1231만2519명으로 프로야구는 물론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난 1만7101명을 기록했다.
열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 뜨거워졌다. 올해 포스트시즌 16경기 모두 입장권이 매진되면서 2010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 전 경기 만원 관중 기록을 작성했다.
프로야구 전성시대를 이끈 것은 20, 30대 여성이다. 중장년층 남성이 주류이던 프로야구 팬층이 20, 30대 여성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팬덤 문화가 생겼다. 특정 선수의 포토카드·굿즈 소비를 선호하는 팬이 늘어나면서 식품, 액세서리 등 소비재와의 컬래버 상품이 잇달아 출시돼 경제적 파급효과도 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대와 30대 여성은 1년간 야구용품을 구매하는 데 전체 연령 평균(23만5000원)보다 많은 각각 23만7000원, 27만3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야구 경제효과 1.1조원”
프로야구가 빚어낸 경제적 효과도 주목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프로야구 소비지출 1.1조원’에 따르면 프로야구 관련 연간 생산유발액은 약 1조1121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약 46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관중은 야구 관람을 위해 입장료, 교통비, 숙박비, 식음료 비용 등을 소비한다. 프로야구 경기가 음식점, 숙박서비스, 운송서비스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셈이다.
여기에 프로야구 관람객이 구입하는 유니폼, 응원봉을 비롯한 굿즈 등 추가 지출도 경제효과를 키운다. 2024년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프로야구 관람객은 굿즈 구입을 위해 한 시즌에 1인당 15만7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각 구단은 상징 컬러와 캐릭터를 활용한 패션 상품으로 팬들의 소속감을 키우고 수익도 올렸다.
이를 통해 유발되는 취업 인원은 9569명에 달하는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정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