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에게 친환경 행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규제와 원가 절감을 위해 재활용(리사이클, recycle) 플라스틱 및 포장재를 사용해야 하는 고객사들의 고민이 깊다. 재활용 원료는 일반 원유 기반 플라스틱에 비해 수급이 불안정하고, 제품마다 요구하는 물성(물리적·화학적·기계적 특성)을 맞추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막대한 설비와 자본이 투입되는 거대 장치 산업의 특성상, 이 시장은 주로 대기업들의 격전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무기로 이 틈새를 파고들어 글로벌 무대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폐기물 빅데이터 기반의 순환경제 스타트업 '에코넥트(ECONNECT, 대표 조민형·노영우)'다.
에코넥트는 한국에서 재활용 원료를 최적화 및 수급하고 이를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고객사들의 문턱을 넘고 있다.
합리적인 재활용 비즈니스, '한국 생산-해외 판매' 전략
에코넥트의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 시장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은 분리배출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착되어 있어 고품질의 재활용 원료를 수급하고 시제품을 제조하기에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반면, 이렇게 생산된 친환경 원표 및 제품이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은 해외 시장이다. 아직 친환경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국내와 달리, 미국과 유럽 등은 재활용 원료 사용 비중을 강제하는 강력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친환경 프리미엄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에코넥트 노영우 대표는 앞선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등은 재활용 원료의 비중을 몇 퍼센트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등의 규정이 있어 우리 제품 판매에 유리하다"며 해외 시장에 집중하는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제조 생태계에서 원료의 품질을 잡고, 강력한 가치 소비가 일어나는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에코넥트는 대한민국 최대 폐기물 DB를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 출처=에코넥트
AI와 데이터로 무장한 솔루션 '리젠포트'와 '리젠플라스트'
스타트업인 에코넥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은 대규모 제조 시설이 아닌 '데이터'에 있다. 이들은 국내 최대 수준의 폐기물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폐기물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특성과 수급 조건을 AI가 분석해 최적의 원료 배합을 제안한다. 이것이 바로 맞춤형 재활용 폴리머(플라스틱) 공급 플랫폼인 '리젠포트(Regenport)'다. 나아가 이렇게 가공된 원료를 바탕으로 포장재 등의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는 '리젠플라스트(Regenplast)'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며 B2B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에코넥트는 ‘리젠포트(Regenport)'와 ‘리젠플라스트(Regenplast)' 플랫폼을 통해 최적의 재활용 원료 및 완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 출처=에코넥트
기술력은 국내 대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미 입증되었다. 한국에서 3년에 걸친 각종 대기업 기술검증(PoC)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대형 생활용품 제조사의 투자를 유치(유한킴벌리 펀드)하며 산업계의 공인도 받았다.
여기에 보수적인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재활용 원료의 추적성을 보장하는 국제 인증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비롯해 ISO 14001, ISO 9001, 대한민국 환경표지 인증 등을 발 빠르게 확보하며 무역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한 점도 눈에 띈다.
다니엘 리켄만(Daniel J. Rickenmann)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컬럼비아 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및 경제협력단과 만나 미국내 폐기물 재활용 방안을 논의한 에코넥트 조민형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 출처=에코넥트
가시화된 수출… 북미·유럽 시장 공략 속도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 기술과 적극적인 해외 판로 개척이 맞물리면서, 에코넥트의 글로벌 진출은 가시적인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에코넥트가 공급하는 맞춤형 친환경 재활용 폴리머 및 패키징 제품은 현재 미국, 이탈리아, UAE, 스페인, 터키 등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적용되는 산업 영역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기존 포장재 산업을 넘어 자동차 부품, 건축 자재, 섬유 산업 등으로 폴리머 공급을 넓히고 있으며, 포장재 역시 오프라인 마트, 식품 제조, 물류 산업 등으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유럽의 최대 정보기술 박람회 MWC 2026에 참여한 에코넥트 / 출처=에코넥트
글로벌 확장을 위한 현지 거점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코넥트는 2025년 4월 미국 법인 설립을 완료하여 캘리포니아 산호세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고객을 확대 중이며, 2027년 상반기에는 유럽 현지 소통 강화를 위한 유럽 법인 설립까지 앞두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그램 및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된 것은 물론, 미국 아마존(AMAZON)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 환경부 에코스타트업, LG전자/화학 그린스타트업 프로그램 등 유수의 혁신 지원 사업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확장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조민형 에코넥트 대표는 "친환경성과 경제성은 양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친환경이 비용 부담만 늘린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 우리가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영우 대표 역시 "미국을 비롯한 일부 해외 사업도 시작했는데 향후 더 넓은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폐기물 산업에서 더 많은 고객사를 만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형 자본이 지배하는 재활용 산업에서, 폐기물 데이터와 영리한 해외 타겟팅이라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한국 스타트업의 활약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순환 경제의 고리 중 하나로 자리잡고자 하는 에코넥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4 hours ago
1






![삼천당제약 사태 막는다?…금감원 TF 엇나간 진단 [김유림 바이오핀셋]](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7503.1.jpg)




![[부음] 정병묵(이데일리 산업부 차장)씨 장모상](https://img.etnews.com/2017/img/facebookblank.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