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모음집→모음, 수여받고→받고, 환경 아래에서→?

1 week ago 6

수필 모음집, 장편소설 모음집, 시 모음집, 중대재해 사례 모음집, 은둔 경험 모음집….

모음집 종류가 많기도 많다. 그만큼 말이나 글로 쓸 일도 많겠다. 앞으로 이 낱말에서 집(集)을 시원하게 날려버리자. 일부 명사 뒤에 붙는 '-집'은 모아 엮은 책을 뜻하는 접미사다. 수필집, 장편소설집, 시집, 중대재해 사례집, 은둔 경험집 하면 된다. 이들 말이 어색하면 수필 모음, 장편소설 모음, 시 모음, 중대재해 사례 모음, 은둔 경험 모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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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회 홈페이지 캡처

수여(授與)하다라는 한자어는 증서, 상장, 훈장 따위를 준다는 뜻이다. 수여는 주다, 받다 중 주다 쪽이다. 대통령이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고 쓴다. 그러니까 받는 쪽인 장관을 주어로 세우면, 수여받았다고 써야만 하나? 직접 써보자. 장관은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수여받았다. 고쳐 보자. 장관은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았다. '수여받고'는 앞으로 '받고'로 써도 되지 않을지. 나아가 대통령은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대신 임명장을 줬다고도 써보자.

이런 식의 표현도 더러 만난다. <그런 환경 아래에서의 적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환경에서' 하면 되는데 왜 '환경 아래에서' 했을지, 그것부터 어색하다. 운동장에서 뛰어놀았다 하면 될 것을 운동장 위에서 뛰어놀았다고 하는 꼴이다. 운동장 아래에서 뛰어놀긴 어려울 텐데, 굳이 말이다. 전체를 바꿔 보자. <그런 환경에서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려고.> 군더더기라 할 낱말 쓰임이 이 밖에도 많다. 하나하나 꾸준히 다듬어 가자.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오덕, 『우리말을 죽이는 한자말 뿌리 뽑기』, 도서출판 고인돌, 2019

2.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1월30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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