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시에 재상장하며 합산 시가총액 93조원을 기록했다. 분할 전 시총 대비 6조원 이상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후 주력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순항할 것이란 기대에 주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다만 글로벌 경쟁사 대비 고평가 논란, 항체 위주의 사업 쏠림 현상, 미국 정부 리쇼어링(자국 내 생산) 대응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로직스는 선방, 에피스는 급락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초가 대비 8000원(0.45%) 하락한 178만9000원에, 삼성에피스홀딩스는 28.23% 급락한 4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각각 82조8145억원, 10조9112억원을 기록했다. 주 종목의 합산 시총은 93조7257억원으로 분할 전 시총 86조9035억원에 비해 6조8222억원 증가했다. 다만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시초가는 물론 분할 비율상 시총 대비로도 급락했다. 분할 비율상 시총은 순자산 가치 기준 65 대 35를 적용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6조4873억원, 삼성에피스홀딩스는 30조4162억원이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약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진전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향후 항체약물접합체(ADC) 임상 진입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여부가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차세대 성장동력 부족 논란
일각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스위스 론자는 12조원, 중국 우시앱텍은 8조1342억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3조871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별도기준(삼성바이오에피스 제외) 매출은 3조4971억원이다. 하지만 시총은 스위스 론자가 68조원, 우시앱텍은 57조원,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3조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크게 낮다.
업계에선 단일 항체 외에 차세대 의약품 생산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론자는 로슈의 케싸일라와 폴리비, 화이자의 베스폰사, 다케다의 애드세트리스 등 이미 상업화에 성공한 ‘유도탄 항암제’인 ADC 치료제 다수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ADC 비중만 해도 약 30%에 달한다.
우시그룹 역시 화이자,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톱 제약사에 ADC 및 차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신약 후보물질 개발, 임상 개발, 상업 생산 전 단계에 걸쳐 광범위한 협력과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차세대 신약 모달리티 분야에서 다국적 제약사 고객사가 단 한 곳도 없다. 심지어 국내 기업으로부터도 생산 역량 부족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도 했다.
◇ 미국 관세 이슈도 관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공장 인수가 지체되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대형 제약사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리쇼어링 정책과 의약품 관세 등으로 바이오의약품의 미국 내 CDMO 수요가 증가했지만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최근 미국 일라이릴리 공장 인수와 증설로 관세 리스크를 해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대부분 완제의약품(DP) 공장 매물은 비만치료제 열풍으로 이미 모두 인수된 상태이고 남은 원료의약품(DS) 공장들은 가격이 너무 높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할 매물이 없어 고심이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두 건의 대형 제약사 수주 물량을 후지필름 등에 뺏겨 내부적으로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필름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두 곳,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각각 한 곳 등 미국 네 곳에 갖춘 첨단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무기로 최근 글로벌 대형 수주를 휩쓸고 있다.
후지필름은 지난 4월 미국 대형 제약사 리제네론과는 10년간 30억달러(약 4조2600억원) 규모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도 존슨앤드존슨과 10년간 20억달러(약 2조8600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수주를 하더라도 고가의 항암제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신약이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등 저렴한 의약품만 수주할 경우 수익성은 떨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고가 수주를 하느냐, 아니면 매출 확대만을 위한 저가 수주를 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김유림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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