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한국경제신문과 대학평가연구원(INUE)의 첫 대학병원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병원의 진료 역량과 브랜드 가치, 사회적 기여도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경과 INUE는 500병상 이상을 갖춘 국내 80개 대학·대형병원을 평가한 ‘2026 한경·INUE 대학병원 종합평가’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크게 의료 질(핵심성과지표·KPI·47%), 환자 경험 및 브랜드(34%), 연구·교육 성과(19%) 등 세 부문 15개 세부 지표를 바탕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국내 병원 순위는 등급 형태로 공개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 적정성 평가’ 정도만 있어 환자가 선택의 잣대로 활용하기에 제약이 컸다.
이번 평가에선 의료 서비스 수준은 물론 병원의 사회적 역할까지 지표에 반영했다.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최상위 평가를 받은 삼성서울병원이 총점 92.3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세브란스병원이 90.7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 질과 환자 경험, 브랜드에서 모두 선두였지만 연구·교육 성과 부족으로 종합 3위(90.40점)로 밀렸다.
중증질환 치료에선 일부 지역 거점병원의 선전이 돋보였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이 서울 대형병원보다 심·뇌혈관 치료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INUE 관계자는 “환자들이 서울 쏠림에서 벗어나 좋은 병원을 선택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기구 위치까지 표준화…삼성서울병원 '시스템의 힘'
상위권 차지한 대학병원 강점 분석
삼성서울병원 간 이식팀의 수술실은 2024년부터 1년6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 기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다른 병원의 이식 수술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운 힘은 ‘시스템’이었다. 이식외과와 마취과 교수들이 날짜를 맞춰 집중적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간 이식용 복강경 기구가 몸에 들어가는 위치와 방향도 표준화했다. 여러 의사가 함께 혁신을 고안해 수술법을 표준화하고 결과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었다. 삼성서울병원의 평가 1위 결과를 두고 ‘미래형 대학병원 모델’의 승리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병원 문화 바꾼 삼성서울병원
촌지 없는 병원(1994년), 입원 환자 연대 보증 폐지(2017년), 모바일 입원 수속(2021년)….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의료계 최초로 도입한 문화다. 국내 민간기관 첫 병원 평가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최고점을 받은 것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의료계에 혁신을 잇달아 도입한 게 반영된 결과다. 삼성서울병원은 환자 경험 및 브랜드 평가(2위), 의료 질(4위), 교육·연구(4위) 등에서 모두 1위 병원과 0.5점 차이도 나지 않는 최상위 선두 그룹에 올랐다.
의료 질 부문에선 중증 질환별 의료 서비스, 공공성 평가 지표 등에서 최상위권 평가를 받았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병원이 투자를 꺼리던 ‘중환자의학과’를 2013년 국내 처음으로 개설하는 등 국내 중증·응급 의료 시스템 개선에 기여한 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서울병원의 현재 목표는 ‘비욘드 치료’다.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일을 넘어 환자의 여생을 돕고 예방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의사 중심의 기존 치료법으로 ‘환자가 정말 행복한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가 하면, 2024년엔 삼성화재 지원을 받아 ‘암 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열었다. 인구 변화에 맞춰 젊은 1인 가구 암 환자를 어떻게 돌볼지 등도 연구하고 있다. 과거 삼성그룹 삼성교통안전연구소는 국내 교통법규를 사고 예방 중심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암과 같은 중증 질환 분야에서 단순 의료 서비스를 넘어 우리 사회를 더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 전환(AX)에도 앞장서고 있다. 2024년 아시아 병원 중 처음으로 미국 보건의료 정보관리 시스템협회(HIMSS)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지난달엔 세계 최상위 병원인 미국 메이요클리닉, 프랑스 구스타브루시, 일본 준텐도 등과 혁신병원 연합체(iH10)를 구성했다. 인공지능(AI) 도입 상황을 점검하고 기술을 표준화할 계획이다.
◇‘의료 질’ 서울아산, ‘연구’ 서울대
이번 평가에선 ‘빅5’로 불리는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이 나란히 5위권에 들었다. 의료 질 부문 1위는 서울아산병원이 차지했다. 재원일수와 의사 1인당 외래 환자 수, 병상 가동률 등으로 구성한 의료 서비스 운영 효율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한 의료기관 적정성 평가에서도 최상위 그룹에 올랐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2823개 병상을 가동하고 있다. 의사 수도 1451명으로 국내 최다다. 이번 평가에선 환자 경험과 브랜드 평가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단순히 규모가 큰 병원을 넘어 ‘의료 질’과 ‘환자 경험’ 등을 모두 갖춘 최고의 병원 지위를 입증했다.
교육과 연구 부문 1위는 서울대병원이 차지했다. 전공의 등의 교육·수련 환경, 의사 1인당 과학기술색인(SCI) 논문 수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대학평가연구원 관계자는 “연구를 실제 임상으로 연계해 산업화하는 ‘중개 연구’ 역량 면에서 높은 성과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지현/이민형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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