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의 다이내믹 인디아] 해운 물류에 사활 건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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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1.28 17:06 수정2025.11.28 17:06 지면A21

[김동현의 다이내믹 인디아] 해운 물류에 사활 건 인도

지난달 27일부터 5일간 인도 뭄바이 봄베이 전시장에서 항만, 물류, 선박, 해양 인프라 등 글로벌 해사산업 전시회 ‘인도 해운 주간(India Maritime Week) 2025’가 열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행사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했다.

인도는 전체 수출입 화물의 95% 이상을 해상운송에 의존한다. 이 중 금액 기준 70% 이상을 외국 국적선이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해양물류 자립이 시급하다. 인도 정부는 조선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지난해 국영 대형선사 설립 및 10년간 1000척 이상의 선박 확보 계획을 제시했고, 올해 5월에는 2040년까지 112척의 원유 운반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조선산업 기반에 적극 투자

지난달 27일 인도 뭄바이 봄베이 전시장에서 개막한 ‘인도 해운 주간 2025’ 전시회. /KOTRA 제공

지난달 27일 인도 뭄바이 봄베이 전시장에서 개막한 ‘인도 해운 주간 2025’ 전시회. /KOTRA 제공

인도에는 국영 9개, 민간 36개 등 총 45개 조선소가 있으며, 이 중 국영 부문이 전체 건조 역량의 75%를 차지한다. 인도 최대 규모인 코친조선소는 항공모함을 자체 건조할 만큼 군함 건조 기술이 우수하지만 상선 부문은 아직 중소형 선박 위주다.

인도는 2015년 ‘사가르말라’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항만 현대화, 수로 정비, 연안물류 인프라 구축 등을 아우르는 개발 프로젝트다. 항만, 해운, 내륙수로를 적극 활용하면 도로, 철도 의존도가 높은 인도의 물류비를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가르말라 선언 10년 만인 올 3월에는 사가르말라 2.0을 발표했다. 1기에서 항만·연안 인프라를 까는 데 집중했다면 2기에선 조선, 수리, 재활용까지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조선소 클러스터, 수리 조선 인프라, 선박 재활용 단지 등 산업 기반 구축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조선소에 장기 저리 금융을 제공하고 29억달러 규모 해양개발기금, 인도산 우대 조달 제도, 선박 기자재 관세 면제 연장 등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K조선에 기회의 장 열려

지난해 11월 국내 빅3 조선소를 방문한 슈리 TK 라마찬드란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의 행보를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방한해 선박 건조, 수리, 유지·보수, 교육, 인력 등에서 협력할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초 한국 조선사 사절단이 인도를 방문해 인도 정부 및 현지 조선소와 면담했다. 인도 정부는 한국 일본과는 합작 조선소 설립, 기술 이전, 인력 교류 등의 분야에서, 유럽과는 친환경 선박과 해상풍력 연계 분야에서, 미국과는 군수정비 및 항공모함 등 안보 협력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에는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 초기 물량은 한국 등 해외 조선소에 발주될 가능성이 높아 신규 선박 수주 기회가 있다. 조선 클러스터 구축에 참여해 스마트 야드, 모듈화 설계, 대형 블록 제작 등 기술 참여가 가능할 전망이다. 전기추진 시스템, 추진장치, 해양 통신장비, 레이더·소나 장비 등 관련 제품의 면세 혜택이 10년간 연장돼 기자재 수출 분야도 유망하다. 인도의 조선, 수리, 해체, 물류를 아우르는 통합 해양산업 생태계 구축은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협력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동현 KOTRA 서남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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