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파격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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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1978년 LA 샌타모니카에 자신이 들어가 살 집을 지어 공개했을 때 건축계는 충격에 빠졌다. ‘프랭크 게리 하우스’로 명명된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짓고 있는 건지 부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주택 외벽에 값싼 함석판과 합판을 덧대면서 이미 사용한 적 있는 못을 써서 마감했다. 그마저도 못을 다 박지 않은 채로 방치해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인상을 일부러 줬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지었느냐?”며 의아해 하자 게리는 “나는 건물이 완성됐다는 느낌이 싫다”면서 “집은 완전하게 지을 필요가 없고 계획과 도면에 좌우되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게리는 완성된 것보다 즉흥적인 것,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변화에 끌렸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에 매료된 것도 그런 성향에 기인한다. 유대인인 게리의 가족은 안식일에 잉어를 요리해 먹었는데 10대 시절 게리는 요리하기 전에 잉어를 풀어놓은 욕조에 들어가 놀곤 했다. 작품에도 이런 성향이 투영됐다. 물밖으로 힘차게 도약하는 순간의 모습을 포착한 21m 크기 물고기 조형물로 유명한 일본 고베시 ‘피시 댄스 레스토랑’,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경기장 앞에 있는 물고기 조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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