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어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종합투자계좌(IMA)를 운용할 수 있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처음 인가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을 목표로 2017년 IMA 사업자 제도를 도입한 지 8년 만에 두 회사를 나란히 1호 사업자로 지정한 것이다. 중소·중견·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금융에 강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출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실력을 갖춘 토종 IB를 기대하며 IMA 사업자에게 전례 없는 혜택을 부여했다. IMA는 운용 손실이 나더라도 원금을 돌려주는 만큼 고수익과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는 은행권 예금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다. 연 5~8%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원금보장 상품이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사는 초과 수익의 상당 부분을 성과 보수로 받는다.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한 IMA 사업자는 이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제 금융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IMA 인가를 받은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은행과는 다른 경로로 기업금융 공급의 새로운 동맥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IB와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사업 역량과 전문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할 때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25%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하도록 한 것은 제약이 아니라 기회일 수 있다. 부동산 비중을 현재 30%에서 2027년 10%로 낮추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IB는 위험을 감내하는 고도의 금융기법을 확보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IMA 인가를 계기로 증권사 내부 경쟁, 나아가 은행 등과의 경쟁을 통해 K금융의 새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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