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30년물 국고채 금리는 금융권 관계자들이 ‘파멸의 문’이라 부르며 경계해 온 5% 선을 돌파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97년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인 2.7%대로 치솟았다. 한국 30년물 국채금리도 4%를 넘어 고공 행진 중이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0달러를 넘어섰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발작(Tantrum)을 일으킨 데는 신임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장이 기준금리를 내릴 거란 기대가 꺾인 영향이 크다. 갤런당 4달러 이상을 지속하는 휘발유값 등 높은 물가 때문에 연준은 금리를 내리기는커녕 올려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전쟁 종료의 실마리를 내놓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으로 높아졌다.
국채금리 급등은 글로벌 자산시장에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뉴욕 증시에선 인공지능(AI)·반도체주가 강한 조정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코스피는 매일 수조 원씩 쏟아지는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개미들이 사들여 떠받치고 있지만 언제 풍향이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 섣부르게 ‘빚투’에 나섰다간 상투를 잡아 낭패를 볼 수 있는 시점이다.석유 최고가격제 등으로 눌러놓은 고유가 충격이 실물경제에 전이되기 시작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국채금리를 따라 대출금리까지 급등할 경우 소비 여력이 줄어 가계 살림살이는 팍팍해질 것이다. 약속한 고유가 지원금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재정지출 확대에 정부는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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