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잘 끌어 쓰려면… 다양한 인용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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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라고 했다는 인용 방법만 되풀이하는 건 단조롭지 않나. 남의 말이나 글을 자신의 말이나 글 속에 끌어 씀. 인용(引用)에 대한 사전의 이런 정의로 미루어 볼 때 말글의 가치를 높이는 데 '적절한 인용'의 역할은 자못 크다. 어찌 내용뿐이겠는가. 형식도 못지않다. 인용 형식을 망라한 글을 만났다. 이것만이 정답일 순 없겠으나 모범답안은 될 수 있겠다 싶어 아래에 그 내용을 끌어 쓰겠다.

『비문 클리닉』(정제원)은 『읽기의 말들』(박총)이 인용 방법을 풍성하게 썼다고 보고 그것들을 나누어 설명한다. 화자(話者) 다음에 큰따옴표를 둬 인용하는 것을 가장 평범한 직접 인용법으로 평가한다. 마크 트웨인은 "정확한 단어와 비교적 정확한 단어는 번갯불과 반딧불만큼이나 차이가 난다"고 했다는 식의 표현이 그런 예다. 옛말, 속담, 격언은 이런 식으로 가져올 수 있다. 옛말에 "병 없고 빚 없으면 산다"고 했다/보기 싫게 얼굴을 찌푸리고 있음을 비유한 속담으로 "저녁 굶은 시어머니 상 같다"가 있다/"사람들은 과거를 지나치게 숭배하는 나머지 자연스럽게 과거를 날조한다"라는 격언은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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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법'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누가 "이렇다"고 하는 형식을 피하는 방법을 더 파고든다. "민심을 따르기만 하면 국민과 함께 망할 것이요 민심을 거스르기만 하면 국민에 의해 망할 것이다"라고 하고서 '세네카의 말이 딱 내 말이다' 하는 식의 문장을 바로 이어 쓰면 독자들은 큰따옴표 안에 있는 말이 세네카의 것임을 인지한다. 헤밍웨이의 말마따나 "모든 초고는 쓰레기이다"라고 하는 것도 그의 경구를 옮기는 한 방법이다. 인용문 내용을 먼저 요약하거나 정리할 수도 있다. 「아테네 정치가 솔론의 정치신념은 간명했다. "피해 입은 사람이 피해 입지 않은 사람과 손잡고 피해 입힌 사람을 벌주는 도시국가의 건설".」 하면 인용부 내용이 솔론의 것임을 바로 안다.

『읽기의 말들』이 두 개 이상의 인용문을 연결한 예를 『비문 클리닉』은 글쓴이의 재치라고 높이 보며 다음과 같이 그 대목을 옮긴다. 「독서가의 세계에선 '다시 읽기'만큼 찬미의 대상이 되는 것도 없다. 존 러스킨은 "책은 한 번 읽으면 그 구실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재독하고 애독하며, 다시 손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애착을 느끼는 데서 그지없는 가치를 발견할 것이다"라고 한다. 보르헤스는 "새 책을 적게 읽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건 많이 하라"고 거든다.(101쪽)」 이어지는 글은 "가장 평범한 간접 인용"이다. 「옳다. 책읽기의 최고봉은 책쓰기다. 발터 벤야민도 책을 찾고 소장하는 것의 극치는 결국 스스로 책을 한 권 쓰는 것이라고 말했으니까.(87쪽, 이상 비문 클리닉이 인용한 읽기의 말들 쪽-옮긴이)」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말 등 본문에 인용한 말 다수는 『비문 클리닉』이나 『읽기의 말들』에 담긴 것이 아닙니다. 『비문 클리닉』의 인용 형태 분류를 참고했지만 예문은 다른 데서 끌어 온 것이 많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1. 정제원, 『비문 클리닉』, 몽트, 2024, pp. 140-143.

2. 박총, 『읽기의 말들』, 유유, 2018 (서울도서관 전자책, 2017년 발행)

3. 박연구, 『속담 에세이』, 범우사, 2016

4.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메디치미디어, 2014

5.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4월15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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