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표[횡설수설/김준일]

1 week ago 14

여야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에 있는 6·3 지방선거 투표지 247만 장을 재검표하기로 합의했다. 예정대로 재검표가 이뤄지면 투표지를 선관위로 옮길 수 있게 돼 핸드볼경기장 봉쇄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재검표에는 검증 인력 440명이 투입되고, 정당 추천 참관인, 취재기자가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재검표 이유가 전례 없다. 개표소에 보관돼 있는 투표지가 ‘바꿔치기’ 없이 선거 당일 투표지와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는 이른바 ‘무결성 입증’을 위한 재검표라고 한다. ▷통상적인 재검표는 적은 표 차로 진 후보들이 낸 선거소청이나 선거소송에 따라 진행된다. 비용 역시 해당 후보가 모두 부담한다. 이번 지선에선 4곳에서 재검표가 진행됐고 결과가 뒤집어진 곳은 없다. 기초단체장 선거 중 가장 적은 44표 차로 승부가 갈린 경남 통영시장 선거 재검표의 경우 득표수가 38표 차로 조금 좁혀졌을 뿐 결과는 같았다. 충북 충주시장 선거(124→122표)와 부산시의원 북구1선거구(26→30표), 경기도의원 성남시 제7선거구(85→84표)에서 이뤄진 재검표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재검표가 진행된 건 대선 1건, 총선 19건, 지방선거 26건 등 총 46건이다. 하지만 당락이 뒤집힌 사례는 역시 한 건도 없다. 심지어 1표 차로 승부가 갈렸던 2018년 충남 청양군의원 선거에서도 재검표가 당선인을 바꾸진 못했다. 2002년부터 기계로 표를 세는 투표지 분류기가 도입되면서 재검표로 당선인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재검표가 결과를 바꾼 건 검표기 없이 수개표로만 진행되던 2000년 이전에나 극소수로 있던 일이다. 가장 가까이로는 1992년 14대 총선, 그보다 한참 앞선 7대와 9대 총선에서 재검표로 당선인이 바뀐 사례가 한 차례씩 있었다. 개표가 정확해지면서 재검표로 당선인이 바뀌는 건 역사 속 이야기가 되고 있던 것이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일말의 부정선거론에도 대응하겠다며 개표 절차를 강화해 왔다. 일례로 부정선거론자들이 “투표지 분류기에서 개표 조작이 이뤄진다”고 주장한 2024년 총선부턴 기계 개표에 더해 사무원의 수검표까지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투표율 입력 조작 의혹 등으로 개표 정확성에 대한 신뢰도를 선관위가 스스로 흔들어버렸다. 6·3 선거 이후 접수된 재검표 소청 건수만 709건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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