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음식평론가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아기도 아니고 자식도 없지만 올여름 이 동요를 유난히 자주 흥얼거린다. 윤석중 작사, 홍난파 작곡의 ‘옥수수 하모니카’인데, 아무래도 예년 여름보다 옥수수를 더 많이 쪄 먹었기 때문인 듯하다. 가끔은 추억에 잠겨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 가지고 하모니카를 불’어 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어린 시절의 맛은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린 시절 ‘하모니카’ 삼아 불던 노란 단옥수수, 즉 ‘스위트콘’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생옥수수로 사 먹을 수 있는 건 크게 찰옥수수와 초당옥수수 두 종류다. 그렇다고 예전 옥수수의 지평이 더 다양했던 것도 아니다. 원래 찰옥수수와 스위트콘이 양분하던 시장에 2017년경 더 단 초당옥수수가 등장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생으로 먹는 고당도 옥수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이후 5월 하순∼7월 초순의 짧은 기간에 즐기는 간식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경남 의령군 등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재배 면적이 급격히 늘었다. 원래도 두 종류가 양분하던 시장이니 제3의 옥수수가 안착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상황은 좀 묘하게 흘러갔다. 초당옥수수가 스위트콘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 버린 것이다.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스위트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단 과채류는 익혀 먹기보다 생으로 먹는 문화가 압도적이어서 품종 또한 그에 맞춰 개량돼 왔다. 채소로는 토마토와 옥수수, 과일로는 딸기와 복숭아가 대표적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찰옥수수 품종은 올해 43종으로 늘었고, 종자 시장 점유율도 86%를 차지한다. 초당옥수수의 제철이 5월 말∼7월 초이니 지금 같은 한여름에는 사실상 찰옥수수만 먹을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음식에서 씹는 맛을 즐기니 옥수수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아밀로펙틴이라는 전분으로만 이뤄져 쫀득한 ‘찰’옥수수를 선호한다. 더군다나 스위트콘은 재배가 쉽지 않은 데다 작황도 좋지 않아 농가가 수익을 내기 어렵고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한다. 여기에 통조림이나 삶아서 진공포장된 수입산 대체재까지 감안하면 국내 재배 스위트콘의 입지가 좁아지는 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적 논리가 전부는 아니다. 스위트콘에는 음식을 만들어 먹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찰옥수수는 알곡이 너무 단단하고, 초당옥수수는 정반대로 너무 물러 음식을 만들기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 우...
초당에 밀려난 노란 단옥수수… ‘여름의 맛’이여! 돌아오라[이용재의 식사의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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