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임현석]소통 없이 송출만 남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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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디지털랩 전략영상팀장 “카메라 없을 땐 신사적이고 의원답게 행동하는 사람.”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범여권의 무소속 최혁진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언뜻 들으면 의원끼리 덕담이라도 나누는 장면 같지만, 아니다. 최 의원이 국감 도중 이 의원을 향해 언성 높여 사퇴와 징계를 요구하자 나온 반응이다. 이에 이 의원은 “카메라 있는 장소에서 시비를 걸면 쇼츠로 만들어져 인터넷에 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료 의원의 고성과 호통을 유튜브에 올릴 쇼츠용 연출로 규정한 것이다.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발언권을 정지당했다. 김 의원이 언성을 높여 가며 항의하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위원장은 “유튜브를 찍으려고 이러느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유튜브는 위원장님이 더 잘 찍으시잖아요”라고 되받았다. 이들의 말엔 서로가 국감장에서 할 일은 제쳐 두고 ‘연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힐난이 깔려 있다. 그럼 누구 하나 유튜브를 안 할 것 같지만 각기 다른 현장에서 충돌한 네 사람 모두 예외 없이 국감장에서 상대를 몰아세우는 대목, 즉 각 진영의 열성 지지층이 가장 환호할 만한 ‘사이다’ 순간을 뽑아서 쇼츠 영상으로 게시했다. 서로를 탓하면서도 같은 선택을 하는 배경에는 플랫폼 알고리즘이 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펴낸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6’에 따르면 한국의 유튜브 뉴스 이용률은 49%로 조사 대상 48개국 평균(31%)보다 18%포인트 높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지난해 조사에서 숏폼 이용자의 절반(50.7%)은 영상을 본 이유로 ‘알고리즘에 떠서’를 꼽았다.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반응이 많은 영상을 더 널리 퍼뜨린다. 의원들이 의식하든, 하지 않든 국감장 질의는 이 알고리즘 추천 방식에 맞춰지고 있다. 쇼츠가 확산되면 의원의 인지도는 올라가고 후원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최 의원은 지난해 국감 첫날 조희대 대법원장의 얼굴을 도요토미 히데요시 초상에 합성한 손팻말을 들었다. 국감 기간 하루 두세 개꼴로 쇼츠를 올린 시기와 맞물려, 연간 한도가 1억5000만 원인 후원금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한 지 넉 달여 만에 다 찼다. 거친 장면이 이득이 된다는 것을 동료 의원들도 지켜봤다. 올해 국감 첫날 조 대법원장에게 “지금 법복 입고 정치하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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