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너무 늦는 아이, 기다리기만 해선 안 된다[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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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학습 영향 주는 언어 발달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예전에는 조금이라도 말을 빨리 트이게 하는 것이 대세였다면, 요사이는 말귀만 알아들으면 걱정하지 않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언어는 말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언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을 얼마나 잘 획득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기능을 획득하고 있으면 조금 늦되더라도 여유를 갖자는 의견이 많아졌다. 하지만 나는 언어는 학습을 위해 마냥 두고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36개월까지 말이 트이지 않으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24개월이라도 또래보다 유난히 늦는다면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여러 가지 영역에서 아이의 고른 발달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는 모국어 습득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그즈음 언어가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요구하기, 거절하기, 응답하기, 질문하기 등 언어의 기본 기능을 많이 익혀야 한다. 이런 능력이 키워져야 부모나 또래, 교사들과 제대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나를 둘러싼 타인에 대한 고려나 세상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으면, 공부를 해야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언어는 학습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상호작용에 가장 필요하기 때문에 언어가 늦으면 공부와 관련된 많은 부분에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언어에는 두 단계가 있는데, 하나는 일상언어다. 심각하게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지 않다면 말이 다소 늦어도 일상언어는 대부분 습득할 수 있다. 말이 늦어도 ‘배고파’, ‘놀자’, ‘엄마, 과자 줘’ 이런 정도는 가능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달해야 하는 것이 추론언어(개념언어, 학습언어)다. 추론언어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고 글로 쓰고, 어렵게 표현해도 알아듣고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으면 추론언어까지 발달하지 못한다. 유아기 아이들도 서툴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다. 아이가 6, 7세인데 일상적인 말은 하면서도 자신의 상황이나 생각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추론언어까지 잘 발달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말이 늦되는 아이들은 지능이 나쁘지 않아도 학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영어나 중국어를 가르치는 등 이중 언어에 노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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