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금지해 온 새벽배송 허용 방침에 대형마트 등 유통주가 급등세다. 이마트 롯데쇼핑(롯데마트) 주가는 어제 하루에만 각각 9%와 15% 뛰었다. 규제 완화 소식이 회자된 지난 3일부터 6거래일간의 주가 상승률은 30~40%에 달한다. CJ대한통운과 같은 물류 종목도 비슷한 양상이다. 어제 하루 17% 치솟았고 최근 6거래일 상승률은 40%에 육박한다.
코스피지수 5000 등극에도 꿈쩍도 하지 않던 유통주의 갑작스러운 비상은 증시 밸류업 정책이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성장을 옥죄던 불합리한 규제 완화 소식만으로 유통주는 반도체를 연상케 하는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0시~오전 10시)을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이 ‘유통산업발목법’이었음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유통주의 최근 급등에는 단순한 실적 개선 이상의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새벽배송 허용으로 유통회사가 보유한 전국 1800여 개 점포가 24시간 물류거점으로 변신 가능할 것이란 혁신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마존의 위협으로 생존 위기에 처했던 월마트가 얼마 전 꿈의 시가총액 1조달러를 찍을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물류 인프라와 디지털기술을 결합한 혁신에 있다.
새벽배송 허용까지 일련의 전개 과정에서 한국 규제 입법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인지 읽을 수 있다. 영업시간 제한은 2015년 일몰제 도입 후 두 차례 연장을 거쳐 2029년 11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마지막 일몰 연장이 결정된 게 작년 11월인데, 쿠팡 사태의 영향으로 불과 3개월 만에 허용으로 방향을 바꾸니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이처럼 무책임한 입법은 유통산업발전법만이 아니다. 경직된 주 52시간제, 시대착오적 공정거래법 등 많은 갈라파고스 규제가 기업을 옭아매고 있다. 대기업이 되면 343개의 차등 규제가 적용되는 탓에 성장을 멈추고 기업 쪼개기에 몰두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 역시 규제 혁파가 관건이다. 산업통상부 장관이 규제로 AX가 몰고 올 산업융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한탄할 정도다. 규제 완화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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