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보름 만에 '저속 국회' 또 질타…대변혁 시대 경쟁력은 속도다

2 hours ago 1

입력2026.02.10 17:41 수정2026.02.10 17:41 지면A31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국회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지난달 27일 “국회가 너무 느려 일할 수가 없다”고 비판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이 대통령이 단기간에 같은 사안을 거듭 지적한 것은 그만큼 우리가 처한 현실이 엄중하다는 절박함의 토로일 것이다.

22대 국회의 입법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개원 후 20개월간 입법 통과율은 20.2%로, 20대(29.2%)와 21대(24.5%)의 같은 기간에 비해 현저히 낮다. 국정과제와 관련한 신속 추진 법안 184건 중 처리된 것은 37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특히 한·미가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 인하에 합의했음에도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으로 미국 행정부가 관세 재인상 방침을 경고한 마당이다. 입법 교착으로 우리만 관세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일차적 책임은 162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을 가진 거대 여당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법, 내란전담재판부법 등을 강행 처리하고 법 왜곡죄 도입법 등 정략적 ‘개혁 입법’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으면서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비쟁점 민생 법안까지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며 입법 마비를 부추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은 정쟁에 매몰될 때가 아니다. 대통령이 “외국과의 통상협상 뒷받침, 행정규제 혁신, 대전환 동력 마련 등의 목표를 이루려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이 참으로 절실하다”고 누차 강조하는 상황이다. 당정청은 아동수당법, 필수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전세사기피해특별법 등 129개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자국 우선주의가 판치는 상황에서 입법 속도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여야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비롯한 민생·경제 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할 것이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