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의정 갈등 이전인 2024학년도의 3058명보다 490명 늘리기로 어제 결정했다. 2028학년도부터 2년간은 613명, 2030학년도부터 2년간은 813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5개년 평균 증원 규모는 668명이다. 2030년 설립될 공공의대(공공의학전문대학원)와 의대가 없는 지역에 새로 설치할 이른바 ‘지역 신설 의대’ 정원 100명씩은 별개로, 이를 포함하면 연간 800명 이상 증원하게 된다. 고령화로 인해 급증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면서 무너진 지역·응급 의료시스템을 되살리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의대 증원 규모가 애초 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내린 결론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의료 대란을 초래한 지난 정부의 2000명 증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그렇지만 의사단체가 여전히 극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의실 확보와 실습 여건, 교수 충원 등의 교육 인프라를 고려하면 나름 차선책을 도출했다고 볼 수 있다.
복지부는 늘어나는 의대 정원 전체를 32개 비서울권 의대의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돌려 지역·필수·공공의료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의사 전형은 정부가 학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의사면허 취득 뒤 정해진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의대 증원이 비필수 의료 분야의 과당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 만큼 의사단체도 무조건 반대할 명분은 없다. 인공지능(AI) 발달로 의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추후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될 것이다.
지역·필수 의료 붕괴는 누가 보더라도 더는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응급환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결정을 계기로 지역·필수·응급의료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 인센티브 시스템을 재설계해 응급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기피 진료과 의사를 늘릴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필수 의료 붕괴의 주요 원인인 의료 사고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 완화, 실손의료보험이 부르는 폐해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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