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C어바인의 글로리아 마크 석좌교수는 현대인의 집중력을 추적 연구한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PC 화면에 대한 평균 주의력 지속 시간이 2004년에는 2분30초였다. 2012년 연구에서는 75초로, 2016년에는 47초로 줄어들었다.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훨씬 더 단축됐을 것이다.
마크 교수에 따르면 집중력을 방해하는 주범은 우리 자신이다. 알림, 전화 같은 외부 요인에 방해받는 것만큼이나 자주 스스로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로 주의를 돌린다. 그 ‘다른 일’로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은 휴대폰이다. 현대인은 하루평균 96회 스마트폰을 확인한다고 한다. 수면시간을 빼면 대략 10분에 한 번꼴이다.
휴대폰 딴짓은 여러모로 위험하다. 길을 걸어가면서 휴대폰을 보게 되면 시야 폭은 56%, 전방 주시율은 85% 감소한다. 그로 인해서 사고 발생 확률이 70%나 증가한다고 한다. 운전 중에는 더 위험하다. 60㎞ 속도로 주행 중에 휴대폰 액정 화면을 확인할 경우 1초간 폰에 집중하면 15m 더 간 뒤에 제동하게 되고, 2초간 집중하면 34m 더 간 뒤에 제동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혈중알코올농도 0.08% 음주 운전 때 수준으로 반응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사고 위험은 물론 건강에도 안 좋다. 휴대폰을 보면서 식사하면 ‘식사 엔그램’이라고 하는 뇌 속 식사 기억 데이터가 손상돼 과식하게 된다. 수면장애, 시력장애, 안구건조증, 거북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등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장애다.
휴대폰 딴짓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일이 있었다. 전남 신안 족도 여객선 좌초 사건의 원인이 항해사가 휴대폰을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겨 변침(방향 전환)시기를 놓친 탓이라고 한다. 탑승자 267명 전원이 무사 구조됐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갈 뻔한 아찔한 일이었다. 내년 1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이 법으로 금지된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절제 습관은 일찍 들이는 것이 좋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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