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K푸드 축제, 세계적 페스티벌로 성장하려면

3 weeks ago 7

[취재수첩] K푸드 축제, 세계적 페스티벌로 성장하려면

“지난 4년간 구미라면축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K콘텐츠가 인기 있는 지금, 구미라면축제를 글로벌 K라면축제로 키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일 구미라면축제 현장에서 바라본 김장호 구미시장은 기대에 들떠 있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사상 최다를 기록하고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역 축제가 세계적 행사로 확대되는 사례는 여럿이다. 스페인 발렌시아주 부뇰에서 열리는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도 마찬가지다. 이름 그대로 토마토 축제라는 뜻의 이 행사는 1944년 토마토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사건에서 비롯됐다. 2002년 스페인 관광부로부터 국제 관광객 관심 축제로 선정된 뒤 10여 년 만인 2013년부터는 사전 티켓 구매가 필수일 정도로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았다.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옥토버페스트는 현재 매년 60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 최대 맥주축제가 됐고, 일본 삿포로 맥주축제는 홋카이도 농산물과 지역 맥주를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며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20%를 넘는 축제가 됐다. 모두 지역 행사에서 출발해 전 세계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축제로 발전한 행사다.

요즘 김천김밥축제와 구미라면축제에 몰리는 사람들을 보면 라 토마티나나 삿포로 맥주축제 같은 글로벌 이벤트로 발전할 단초가 보인다. 인구 13만 명의 김천시에서 지난 10월 열린 김천김밥축제에는 이틀간 약 15만 명이 다녀갔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 등에 힘입어 다수의 외국인도 행사에 참여했다.

인구 40만 명의 도시 경북 구미에서 열린 제4회 라면축제에도 35만 명이 다녀갔다. K푸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덕분에 외국인 방문객 비중이 지난해 대비 세 배가량 늘었다. 농심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축제에서 처음 선보였고, 구미시는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글로벌라면요리왕’ 대회를 개최했다.

구미와 김천의 K푸드 행사를 국제적으로 키우는 데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외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안전하고 건전한 행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스페인 관광부가 라 토마티나를 키워냈을 때처럼 말이다.

모처럼 잡은 기회를 지방과 중앙정부가 합심해 지역 푸드 축제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한국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