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를 내 손목 위에 두른다는 것[정성갑의 공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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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건축가가 지은 집’ 저자 “이 그림을 보세요.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측이 마르크 샤갈에게 의뢰해 그린 극장 천장화입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비롯해 샤갈이 사랑했던 작곡가들과 에펠탑, 개선문 같은 파리의 랜드마크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있지요.” 9월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인 ‘메종 1755 서울’에서 들은 설명이다. 1964년 완성된 이 천장화의 공식 명칭은 ‘꿈의 꽃다발’.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 그림을 직경 31∼33mm의 작은 다이얼 위에 고스란히 옮겼다. 당대 최고의 에나멜 장인으로 꼽히는 아니타 포르셰가 머리카락만큼 얇은 붓과 현미경까지 동원해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완성했다. 그림을 그린 뒤에는 800도가 넘는 화로에서 여러 차례 굽고 식히는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완성된 유리질의 레이어는 수백 년이 지나도 영롱한 색감과 광택, 입체감과 깊이감을 간직한다. 총 12점으로 천장화의 각기 다른 부분을 담아 저마다 그림이 다르다. 1755년 창립 이후 270년 넘게 시계를 제작해온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번 전시에서 장식 공예 기술인 에나멜링(Enameling)의 역사와 정수를 선보였다. 컬렉터는 물론이고 시계의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메종의 문을 활짝 연 자리였다. 전시는 3개의 테마 공간으로 나뉘었는데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곳은 ‘마스터피스 룸’이었다. 샤갈의 꿈결 같은 그림부터 에드가르 드가의 ‘발레하는 소녀’,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워싱턴’으로 유명한 에마누엘 로이체의 그림까지. 원작의 비율과 색감, 배치와 구성을 그대로 살린 채 작은 시계 속에 들어와 있는 모습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적 극치라 할 만했다. 이 어마어마한 시계를 소장한 이들이 모두 한국인이라는 것도 놀라웠다. 궁금하기도 했다. 미술사에 빛나는 세계적인 명작을 내 손목 위에 두르는 기분은 어떤 걸까. 매 순간 확인하는 풍요의 자부심이라면 설명이 될까. 특별한 시계를 주문하며 경험하는 ‘공간 사치’도 놀랍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유구한 역사와 수공예적 예술성을 바탕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프랑스 파리 국립오페라, 루브르 박물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손목 위의 명화’ 프로젝트를 신청하면 지상 최고의 보물 창고인 그곳을 약 2시간 동안 단독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를테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를 혼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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