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사 당시 당국은 한 달 가까이 수색을 벌여 1000여 점의 유해를 수습했다. 함께 수거된 잔해물 중 핵심 엔진 등은 따로 옮겨 정밀 조사를 했고, 나머지는 중요도가 낮다며 포대 등에 담아 방치해 왔다. 잔해물에 유해가 섞여 있을 수 있으니 살펴봐 달라는 유가족들의 거듭된 요구에 지난달부터 재분류 작업을 하자 유해가 다수 발견됐다. 심지어 25cm 길이의 희생자 다리뼈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는 “잔해 수습 99% 완료”를 선언했는데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뒤늦게 유해가 발견되면서 일부 유가족들은 희생자들과의 세 번째 이별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 됐다. 참사 직후인 지난해 1월 각자 장례를 치른 유가족들은 지난해 2월엔 사고 현장에서 추가로 발견된 흔적을 모아 합동 장례식을 거행했다. 한 유가족은 “이미 아버지의 묘소에 풀이 무성한데 이제 와서 다시 무덤을 파고 다시 장례를 치르라는 것이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정부가 유가족들의 요구에 일찍 귀를 기울였다면 이런 참담한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때 사고 잔해는 난지도에 매립됐는데, 유족들이 직접 쓰레기를 뒤져 유해를 수습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때도 야적장 쓰레기에서 유해가 발견됐다. 수십 년이 지났건만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라도 마지막 유해 한 점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잔해물을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사고 초기 부실했던 수습 과정과 유해가 장기간 방치된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전히 ‘그날’에 멈춰 서 있는 유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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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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